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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북빵구석 - 화성과 나 책추천 책소개 서평 독후감

by 북빵 2023. 11. 27.

 

 책소개

“‘배명훈 SF’라는 말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정소연 소설가), “자신이 무엇을 쓰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SF평론가 심완선), 2020년대 한국 SF의 황금기를 이끈 주역 중 한 명인 작가 배명훈이 국내 최초로 화성 이주를 주제로 삼은 연작소설집 《화성과 나》(래빗홀, 2023)를 선보인다.

데뷔 이래 지난 18년간 《타워》 《안녕, 인공존재!》 《미래과거시제》 등 수많은 화제작을 내놓았던 그가 이번에는 붉은 행성을 무대로 새로운 문명 건설을 위해 최선의 제도와 관계를 찾아가는 화성인에 관한 여섯 편의 연작소설을 묶어냈다. 이 책은 작가가 2020년부터 2년간 대한민국 외교부의 연구 의뢰를 받아 〈화성의 행성정치〉 보고서를 완성한 뒤, 학문을 넘어 문학만이 던질 수 있는 질문에 도달하고자 집필해낸 국내 최초의 화성 이주 소설이다.

 

 발췌문

P. 13
폭풍이 몰아치는 밤이었다. 행성을 집어삼킨 커다란 모래 폭풍과 태양계 전체를 휘감는 압도적인 규모의 항성풍, 그리고 오벨리스크가 세워진 작은 마을.
그날 새벽, 태양풍 경보가 해제되고 모두가 자기 자리로 흩어진 지 몇 시간 뒤, 지요가 머물던 거주지에서 사람이 죽었다. 화성에서의 첫 살인이었다
-〈붉은 행성의 방식... 더보기
P. 58
“저기 불그스름한 별 있지? 보여? 저건 별이 아니고 행성인데 저기 가서 농사지으면 어떻겠느냐고 제의가 왔어.”
“농사를 지으라고? 갑자기? 어느 외국 시골이 아니라 밤하늘에서? 그냥 제의가 들어왔다는 거야, 벌써 가기로 했다는 거야?”
“가.”
-〈김조안과 함께하려면〉
P. 111
지구에서 화성에 돌을 던지는 주기가 대략 26개월에 한 번이야. 두 행성이 제일 가까워지는 시기지. 돌을 밀어 보내는 지점과 표적 사이가 엄청나게 멀어서 이때가 아니면 기회도 없어. 재밌는 건 이때마다 지구에서 누가 온다는 거야. 너나 나 같은 사람도 오지만 정치판을 보면 더 희한해. 제일 높은 사람이 매번 새로 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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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42~143
쳇바퀴 트랙은 두 개였는데 객실 승무원 대기실 앞에서 서로 엇갈리며 교차로를 이루었다. 머리끈을 한 번 꼬아 손목에 감아놓은 모양이었고, 평면도로 그리면 8 자처럼 생긴 길이었다. 8은 사실 무한대 기호(∞)와 똑같이 생겨서, 생각 없이 걸으면 영원히 트랙을 돌 수 있었다. 망명 직후 몇 주 동안 나나는 그 길을 끝없이 배회했다. 영원히 태양계를 도는 커다란 우주선의 외벽 안쪽에 혈관처럼 새겨진 그 길을.
-〈행성봉쇄령〉  접기
P. 189
맥락을 알고 들으면, 수학 같은 건 못해도 좋다는 말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위로가 아니었다. 그보다는 화성 행성관리위원회의 ‘미래사회비전’에 가까웠다. 다시 말하면, 아무 도움도 안 되고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밥벌레들이야말로 화성의 문명을 완성할 세대라는 뜻이었다. 온통 수학으로 이루어진 황량한 행성에 사칙연산 빼고는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는 채로 내던져진 아이처럼. 그게 바로 나다!
-〈행성 탈출 속도〉  접기
P. 250
반음은 ‘레드벨트의 수호자’라는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해내고 있었다. 반음에게 레드벨트는 챔피언 벨트였다. 영원히 지켜낼 수는 없지만 아직은 링에서 내려올 때가 아니었다.
-〈나의 사랑 레드벨트〉
P. 40
'다음 날 아침에 사람이 죽지 않고 살아서 발견되는 것. 이 행성에서는 그게 사건이야. 여기는 차가운 지옥이지만 우리는 매일 그 사건을 일으키고 있어. 그것도 아주 많이. 공동체의 모든 자원을 다 쏟아부어서 아침마다 일으키는 기적이지.'
P. 61
쓸모 있는 인간이란 결국 다른 목적을 위해 사용될 사람들이니까요. 문명이 완성되는 건 다른 목적이나 임무를 지니지 않은, 쓸모없는 사람이 화성으로 건너가는 순간부터입니다 - 장제이
P. 64
너는 지구에서의 내 삶이었잖아. 너는 내 정체성이야. - 장제이
P. 109
결핍을 느끼는 대상은 저마다 다르지만, 그 구체적인 욕망 하나하나는 결국 지구에서의 삶 전체를 대표한다. - 장제이
P. 10
여기서는 서로가 서로의 신이 되는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럼 우리는 이미 다 끝장난 게 아닌가, 하고 지요는 생각했다. - flame448
P. 11
어떤 무신경은 무신경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마음에 상처가 남는다. 그래서 지요는 부고에 답하지 않는다. 애도는 하지만 표현하지는 않는다. 최근에는 애도도 잘 하지 않게 되었다. 아무리 가까운 친척이어도, 심지어 동생이어도. - flame448
P. 11
지구를 떠나기 전에 은행 대출을 다 정리한 것과 마찬가지로, 지구인의 죽음에 더는 마음의 빚을 지고 싶지 않았다. 파산할 만큼 빚이 늘어가는데 지불 수단이 하나도 안 남아 있었다. 동생이라는 빚은 화성에서 감당하기에 너무 버거웠다. - flame448
P. 28
살인 사건은 매끈하게 봉합되어 있던 사회의 단면을 드러낸다. - flame448
P. 34
지요는 살인을 저지르고도 아무 데도 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조용히 잠이 들었던 광물학자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 기묘한 장면 속에는 좁은 곳에서 살아가는 화성 사람들의 운명이 담겨 있었다. - flame448
P. 40
˝다음 날 아침에 사람이 죽지 않고 살아서 발견되는 것. 이 행성에서는 그게 사건이야. 여기는 차가운 지옥이지만 우리는 매일 그 사건을 일으키고 있어. 그것도 아주 많이. 공동체의 모든 자원을 다 쏟아부어서 아침마다 일으키는 기적이지.˝ - flame448
P. 99
이사이는 화성이 꽤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반지로 만들어서 손에 끼면 얼마나 예쁠까. 물론 그 반지 위의 삶은 고달팠다. 춥고 위험하고 황량하고 쓸쓸했다. 심지어 자유롭지도 않고 낭만적이지도 않았다. 화성은 아직 원시 문명에 머물러 있었다. 그래도 이사이는 그 행성을 사랑했다. 다른 많은 화성인들과 마찬가지로. - flame448
P. 129
˝그러니까 좀 포기하라고 하지 마세요! 우리는 계속 원하고 싶은 걸 원할 거예요! 줄 수 없으면 줄 수 없다고 해도 좋지만, 원하지 말라고 할 권리는 아무한테도 없잖아요. 그냥 이게 화성의 삶이라고요!˝ - flame448
P. 181
˝아직 아무에게도 그 소식을 전하지 말게. 저 두 사람이 사이클러 탑승자의 임무를 마칠 때까지 조용히 기다려주자고. 우리는 미사일 같은 게 없지만, 저 일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우리가 이기고 있는 거거든.˝ - flame448

 저자소개

배명훈 (지은이)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 석사를 졸업하였고, 2005년 SF 공모전에 단편소설 〈스마트 D〉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타워》 《안녕, 인공존재!》 《총통각하》 《예술과 중력 가속도》 《미래과거시제》, 장편소설 《신의 궤도》 《은닉》 《청혼》 《맛집 폭격》 《첫숨》 《고고심령학자》 《빙글빙글 우주군》 《우주섬 사비의 기묘한 탄도학》, 에세이 《SF 작가입니다》 등을 썼다.
최근작 : <화성과 나>,<미래과거시제>,<에픽 #09> … 총 66종 (모두보기)